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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사 미야자키 이치사다는 너무나 저명한 일본의 동양사학자다. 그의 사학은 사회경제사라는 토대 위에 근거한다.책 후미의 跋文(발문)에 따르면 그것을 景氣史觀(경기사관), 다시말해 화폐의 유통량에 중점을 둔 경제사관이라고 부연한다. 중국사 대신에 동양사라는 지칭은 동아시아 대륙의 역사가 농경의 정주민과 북방 유목민이 서로 拮抗(길항)하며 만들어낸 역사이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이치사다는 문화적 일원론을 주장한다. 인류 문명의 기원은 다양한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중근동의 서아시아, 한 곳으로부터 발원했다는 것이다. 수메르 문명을 시작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 등이 동서 방향으로 전이, 유럽과 인도, 중국으로 퍼져 나갔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그의 시대구분을 이해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서양에서는.. 2024. 1. 28.
유럽1815~1914:The Pursuit of Powers 이 책의 原題(원제)는 The Pursuit of Power; Europe1815~1914이다.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의 유럽의 역사를 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 리차드 에반스는 아주 저명한 독일사 연구자이며 1947년생으로 지금까지 18권의 책을 쓰고 역사연구에 대한 공로로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고 한다. 거의 천 페이지에 육박하는 내용이지만 워낙 다양한 주제와 사건을 언급하고 있어 때로 일정 부분은 너무 성글게 묘사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이 시기 100년은 유럽의 ‘근대’라는 개념에 정확하게 딱 들어 맞는 역사적 시간이 분명하고 그 만큼 이 시기를 압축적으로 개관하기에는 대단히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한국사회의 21세기 현재 시점은 조선시대가 아니라 19세.. 2024. 1. 25.
음악가, 장 자크 루소 사회 사상가로서 잘 알려진 장 자크 루소가 음악가 또는 음악 이론가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 우선, 음악 이론가로서 그는 18세기의 프랑스 계몽주의 서물의 결정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백과사전(Diderot’s and d'Alembert’s Encyclopédie)에서의 음악 부분을 모두 집필했다. 이 백과사전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는 다르게 그 시대 진보적 혁신적 사상의 집약체였다. 종교적 도그마에서 벗어나 경험과 이성에 기반한 구체적 사실을 바탕으로 구체제를 비판하고자 했던 시대정신이 그대로 응축되어 있는 혁명적 不穩(불온) 서적이었다. 장 자크 루소는 스위스 제네바의 부유한 시계 비지니스를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상류 계급 출신이었던 것.. 2024. 1. 21.
앵글로색슨The Anglo-Saxons;The History of the Beginning of England 이 책의 저자 마크 모리스는 1973년 생으로 영국사 사학자다. 킹스 칼리지와 옥스포드 대학을 나왔고 영국의 중세사 연구자다. 우선 이 책의 주제와 상관없이 책을 조금 읽다보니 서유럽은 크게 라틴 문화권과 게르만 문화권으로 구분할 수 있는 관점이 저절로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가톨릭이 지배적인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그룹과 개신교가 우세한 독일, 영국,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각각 범주화 시키게 된다. 중국사를 북방 유목민족과 남방 농경민간의 교류와 갈등이라는 프레임 위에서 조망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으로 중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바이킹과 같은 북유럽 해양 세력을 중국사의 북방 유목민에 등치시킨다면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효과적인 분석틀이 될 수 있는 것은 .. 2024.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