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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역전人口大逆轉-인플레이션 시대가 온다

by neofluctus 2023. 8. 31.

"인구대역전-인플레이션이 온다/"

2021년 4월 ‘생각의 힘’에서 출판. 찰스 굿 하트와 마노즈 프라단의 공저.

 

구글링을 해보니 위키피디아가 찰스 굿 하트에 대한 소개는 비교적 상세히 하고 있지만 마노즈 프라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찰스 굿하트는 1935년 생이며 미국계 유대인이라고 한다. 그의 경력은 크게 영국 중앙은행과 런던정경대학에서의 경력으로 나뉘는데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에서 그의 밀턴 프리드먼 경제학과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 때문에 채용 되었다고 한다. 경제학에서 그의 업적은 ‘굿하트의 법칙’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인데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제를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를 발견하고 다시 그것을 하나의 목표 또는 법칙으로 설정했을 때 그 정책은 그 유용성을 상실하고 실패한다.”는 내용이다. 자연과학과 다르게 ‘경제학’과 같이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연구하는 사회과학社會科學에서는 과학이라는 言明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은 하나의 중요한 참고 자료 이상의 그 무엇으로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이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이 책 역시 몇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한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인구’라는 변수를 통해서 지난 30~40년간의 세계화 시대의 경제를 분석하고 또, 앞으로 전개될 수 십년의 경제 흐름을 전망한다. 결론은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의 감소와 성장의 둔화, 인플레이션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책이라는 느낌보다는 Think Tank의 잘 만들어진 리포트 아니면 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팬데믹을 거치고 나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전망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전망’은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익숙했던 것처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또는 ‘재무부의 재정정책’ 등을 통해서 일시적 또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의 새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다소 암울하고 비관적인 미래투시未來透視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시되는 사례가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일본의 경험을 팬데믹 이후의 한국경제 또는 세계경제의 선험先驗적 반면 교사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일본은 오히려 그 시기를 아주 잘 견뎌내고 극복하고 있는 중이라는 분석이 눈에 띈다. 이 시기 일본 경제는 거의 정체 상태에 있었지만 그 이면裏面을 들여다 보면 1%씩 감소하는 노동인구를 1%씩 증가하는 생산성이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의 마이너스 요소를 상쇄시키고 있었으며 이 시기 그 어느 선진경제, 신흥국 경제도 이 만큼의 생산성의 향상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경제 조차도 노동력의 투입과 투자를 통한 성장이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 생산요소의 투입대비 생산성의 한계적 상황, 즉 투자의 한계효용이 ‘제로’에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혁신’을 통해서 일본의 생산성이 증가하고 있는지는 밝히고 있지 않고 일본이 국내보다는 해외투자를 활발히 했다고 한다. 아무튼, 매스컴이 떠들었던 일본경제와 실제의 일본경제는 일정한 괴리乖離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인도 전문가 서울대의 강성형 교수가 전망하는 것처럼 인구가 급격히 팽창하는 인도와 아프리카는 포스트 중국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본다. 그것은 효율적 정부의 역할, 그로 인한 사회적 인프라, 교육받은 노동력 등의 경제 발전을 위한 조건들이 충족되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치매, 파킨슨 병, 관절염과 같은 만성질환은 선진국, 그리고 중국, 한국과 같은 신흥국 모두에게 커다란 재앙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 전체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또,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는 이들 ‘늙은이?’들의 정치적 참여도가 높고 그 정치적 저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연금개혁’, ‘공공의료시스템의 개혁’과 같은 어젠다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

 

그 밖에 뒤로 가면, 몇 가지 ‘꼼수’처럼 보이는 세제개혁을 통한 ‘재원마련’의 방안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경제학 또는 재정학의 문외한들에게는 말 그대로 ‘잔머리’와 같은 아이디어를 열거한다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물론, 이것은 꼼수가 아니라 구체적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은 “지난 세계화 시대의 경험과 다르게 앞으로 수십년간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은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고인프레이션, 고이자율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여기에 맞춰 우리의 생활과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좋다.” 정도로 이해되었다.

 

원 제목은 The Great Demographic Reversal: Ageing Societies, Waning Inequality, and an Inflation Revival이며 2020년 8월에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