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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클래식 음악

수학과 서양 클래식 음악

by neofluctus 2024. 2. 19.

중세의 기보 기호로 현재는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사용

서양 음악의 본질과 유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과의 상관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 고전 음악을 비롯해 대중 음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음악 장르는 서구의 음악적 전통과 유산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지배적인 힘의 근원은 음악을 수학적 과학적으로 이해하려 했던 그들의 문화적 철학적 전통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보인다.

서양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전 후기 혹은 중세 초기에 엘리트를 위한 교양 교과로 自由學藝(자유학예) 불리는 7개의 교과목을 젊은이들에게 가르쳐 왔다. 거기에는 수사학, 문법, 논리학의 3() 수학에 바탕한 음악, 기하학, 대수학, 천문학의 4() 커리큘럼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대학 교육에서 인문학을 지칭하는 liberal arts 기원이 된다.

지중해 세계의 그리스 로마 고전 문명은 유대교 전통의 신흥 종교 그리스도교의 출현과 함께 역사적 시효를 다하게 된다. 팔레스타인 지방 갈릴레이 깡촌 사람 나자렛 예수를 그리스도라 믿는 신흥 종교는 세속적 고전 문명을 대신하며 인문주의적 고대 사회와 이별을 고한 바야흐로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를 연다. 고대 사회는 몸과 정신의 분열과 반목 크지 않았으나 신흥 종교는 육체와 정신의 긴장과 분열을 어느 시대 보다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리차드 번쉬타인의 , “예수는 언제 신이 되었느가?”에서 있는 것처럼 1 니케아 공의회(325) 이전까지 예수는 절대적이고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 1위의 피조물 지위를 갖는 존재라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마침내 로마 가톨릭에서 예수의 신성을 삼위일체 안에서 설명하는 신학 이론이 교리로 채택되는데 이는 유일신 신앙에 바탕한 기독교를 그리스 로마 문명 문법 안에서 재해석해낸 것이라 이해할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격화된 신들처럼 예수의 肉化(육화;incarnation) 필요했던 것이다.

유일신 신앙은 광야에서 야훼의 존재, 顯現(현현) 대한 강렬한 체험적 인식을 통해 성립하는 종교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중해변의 따사로운 햇살과 온화한 기후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서는 그같이 극한적 체험을 통해 신의 전지전능을 인식할 있는 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그들은 수학의 비례ratio(수학 자체를 ratio 표현하기도 한다),  조화, 균형와 같은 개념 속에서 우주의 1 원인인 조물주를 인식하는 문화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도구는 수학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피타고라스,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들의 철학적 사유가  가능했던 것이다.

예를 들면, 1:2 비례를 갖는 개의 줄을 단단히 고정시킨 각각의 줄을 튕기게 되면 개의 줄은 다른 옥타브의 같은 음으로 공명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2:3 비율로 줄의 음을 들어 보면 음역이 5분위로 나눌 있게 된다. 이런 식의 사유는 8개의 음으로 하나의 음계를 완성하고 사이의 반음을 찾아 내고  음과 사이의 화음과 불협화음 등의 관계를 발견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식이다. 

훈족의 침입으로 인한 게르만족의 이동이 고전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 되었다고 역사는 기술하고 있다. 야만족의 침략과 약탈로 인한 고전 세계의 붕괴는 특히, 고전 시대의 음악적 전통을 단절시키는 중요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기독교 세계의 대표적 교부 알렉산드리아의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특히 보에티우스라는 신학자가 고전 시대의 음악적 전통을 부활시키는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보에티우스는 대장간에서 망치의 무게에 따라서 소리가 다르다는 피타고라스의 관찰과 같은 실례를 찾아 내서 음정의 차이를 설명했고 음에서 위나 아래로 8(,, , , , , , ) 비례를 거치면서 나오는 음은 동일한 음으로 보았고 이것이 오늘날 음계에 해당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그레고리안 성가의 기초가 되었다.

보에티우스는 플라톤의 철학적 관점을 수용했다. 플라톤 철학은코스모스 개념에서 처럼 우주 또는 자연에는 정연하고 조화로운 질서가 신의 작동 원리로서 내재해 있다고 파악했다. 마찬가지로 음악에서 음과 음의 비례ratio 관계 또는 화음 속에서 창조의 질서와 창조주를 체험하고 찬양할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사막에서의 단식, 기도, 악마에 대한 환영과 유혹 같은 영적 투쟁이 아니라 감미롭고 아름다운 하모니에서 이데아로서의 신을 인식하고 이해할 있었던 것이다.